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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인협회] 이제 다시 K기업가정신

관리자 2025-09-25 조회수 12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이봐, 해봤어?” 선박 납기를 3개월 앞당겨 달라는 발주처 요청에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을 때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던진 말이다. 상식을 뛰어넘는 창의적인 사고와 혁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응축된 표현이다. 미지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K기업가정신은 자본도 기술도 부족한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원동력이었다.


그런데 요즘 K기업가정신이 희미해지고 있다. 도전보다는 안정을 선호하는 문화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국민은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는 스타트업에 높은 호감도(75.7점)를 보였으나 정작 본인의 진로로 선택하는 것은 주저(59.0점)하는 경향을 보였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기업의 혁신 의지를 꺾는 규제가 더해져 과감한 도전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K기업가정신의 불씨를 살려가는 이들도 있다. 지난 7월 한경협 하계포럼에서 소개된 기업 센드버드가 좋은 사례다. 서울 강남역 인근 33㎡ 남짓한 사무실에서 시작한 이 기업은 미국 진출 후에도 변호사 사무실의 남는 책상을 빌려 쓰며 생존을 이어갔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전념한 결과 글로벌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성장했다.


이런 성공 사례가 더 많아지려면 기업 환경과 제도, 문화의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는 “한국은 투자의향서 작성부터 도장 간인까지 절차가 복잡한데, 미국에서는 벤처캐피털 투자자와 맥주를 마시다가도 바로 계약서에 서명하고 투자가 결정된다”고 했다. 핵심은 속도와 유연성이다. 이를 높이려면 기업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경직된 규제부터 해소해야 한다.


K기업가정신의 회복은 단순한 구호에 머물러선 안 된다.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미래 세대에게 혁신과 도전의 DNA를 전수해야 한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초·중·고교에서 기업가정신을 정규 과목으로 가르친다. 어릴 때부터 혁신하고 도전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함이다. 한경협도 이달부터 전국 20개 초등학교에서 ‘기발한 초등 CEO 교실’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내년 2월까지 이어지는 체험 학습을 통해 학생들은 경제 원리는 물론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과 혁신 역량을 배운다. 작은 교실에서 싹튼 호기심과 도전정신은 한국 경제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다.


우리의 마음가짐도 이제 바뀌어야 한다. 각자의 삶에서 작은 혁신과 도전을 실천해 나가면 어떨까.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 “왜?”라고 묻는 호기심, 실패를 털고 다시 도전하는 뚝심, 모든 것이 ‘일상 속’ 기업가정신이다. 이제는 스스로에게 “이봐, 해봤어?”라는 질문을 던져볼 때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일상의 개척자’가 될 때 대한민국에는 다시 도전과 혁신의 에너지가 넘쳐날 것이다.



출처: 한국경제신문(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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